이마트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 위한 것”
노조 “구조조정 전 자기반성과 분석 우선돼야

이마트 ©위클리서울/(사진=연합뉴스)
이마트 ©위클리서울/(사진=연합뉴스)

[위클리서울=선초롱 기자] 이마트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지난해 사상 첫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익성 강화와 인력 운용 효율화를 통해 비용 절감을 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이 떠안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이마트는 희망퇴직 신청 공고를 게시했다. 근속 15년 이상, 과장급 이상의 전사 직원이 대상으로, 퇴직자에게는 특별퇴직금(월 급여 24개월 치)과 생활지원금(2,500만 원) 전직 지원금(직급별로 1~3,000만 원)을 지급한다.

이마트 측은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며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함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최선의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이마트의 결정은 지난해 첫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해 29조 4,000억 원대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신세계건설 대규모 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7.3% 줄어든 1,889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마트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자리를 내어주며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이에 점포 수를 줄이고 인원 감축을 이어왔다. 2019년 6월 말 2만 5,000여명(점포 158개)에서 2022년 말 2만 3,000여명(157개), 작년 말 2만 2,000여명(155개)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작년 한 해 동안만 1,100명이 감소한 바 있다.

이마트의 희망퇴직 실시에 이마트 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26일 성명서를 통해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시장은 선도하지 못한 채, 여기저기 쫓아다니다 ‘닭 쫓던 개’와 유사한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현장은 여전히 30년 전과 별 다르지 않은 형태로 업무를 하고, 고객과 시대의 변화에는 단기적인 아날로그적 대응뿐”이라며 “온라인이 미약할 때 유통 1등이라는 노스텔지어에 취해 변화에 둔감하고 조직문화는 후진적이다 못해 관료화돼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은 냉철한 자기반성과 분석이 우선 돼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고 시장과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퇴직’은 정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진행되고, 희망을 줘야 할 조건이 돼야 하며, 그 이전에 이마트가 ‘희망’이 있는 회사임을 고객들과 시장, 사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경영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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