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핵발전소
구멍 뚫린 핵발전소
  • 장영식 기자
  • 승인 2018.10.2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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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국내 핵발전소의 격납 건물에서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영광 한빛 핵발전소 4호기뿐만 아니라 2호기에서도 숱한 공극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지난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더 충격적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한국전력컨소시엄이 짓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핵발전소 1호기에서부터 4호기에 이르기까지 핵반응로(원자로) 격납건물 벽 안쪽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 발견되어 보수공사가 진행 중임을 밝힌 것입니다. 핵반응로 격납건물은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방사성 물질의 유출을 막는 최후의 방벽 역할을 하는 안전 설비입니다.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핵발전소에서 처음으로 공극이 발견된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바라카의 모든 핵발전소에서 전수조사가 이루어졌고, 전수조사 결과 모든 핵발전소에서 공극이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핵발전소는 한국형 핵발전소라고 자랑하는 신고리 핵발전소 3, 4호기가 모델이 되어 짓고 있는 핵발전소입니다. 신고리 핵발전소 3호기는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 중에 밝혀진 엉터리 불량 부품 등으로 유명한 핵발전소였지만, 한수원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가동을 강행했던 문제의 핵발전소입니다. 신고리 핵발전소 4호기는 녹슨 철판을 사용하여 문제가 발생했던 핵발전소로서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운영허가’를 앞두고 있는 핵발전소입니다.

 

▲ 아랍에미리트의 바라카 핵발전소는 신고리 핵발전소 3, 4호기를 모델로 짓고 있는 핵발전소입니다. 바라카 핵발전소는 한국 핵산업계의 축적된 기술이 결집된 최신 모델이라고 자랑했던 핵발전소입니다. 국내 핵발전소뿐만 아니라 바라카 핵발전소에서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한국 핵산업계의 새빨간 거짓말들이 대명천지에 드러난 부끄러운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원안위의 운영허가를 앞둔 신고리 핵발전소 4호기(오른쪽)를 비롯한 모든 핵발전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장영식

 

오래된 노후 핵발전소가 아니라 한국전력이 중심이 되어 한국수력원자력과 현대건설,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는 핵발전소에서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는 사실은 믿을 수가 없는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신고리 핵발전소 3, 4호기는 설계 수명이 60년입니다. 이 문제를 두고서 국내 핵발전소 가동을 승인할 수는 없습니다. 고물 핵반응로를 붙잡고 ‘안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허언을 계속 듣기는 참으로 거북한 일입니다. 이를 계기로 바라카 핵발전소의 모델이라고 하는 신고리 핵발전소 3-6호기와 신한울 핵발전소 1-2호기에 대한 전수조사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핵발전소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번 바라카 핵발전소 공극 사건은 국내 핵산업계가 세계 최고의 핵발전 기술이며, 국내 몇 안 되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이라고 자랑하던 국내 핵산업의 초라한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 준 부끄러운 사건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핵산업계의 거짓말에 속아 구멍 뚫린 핵발전소 때문에 큰 불안을 안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원불교 환경연대의 성명서에서 밝힌 것처럼 60년 뒤가 아니라 우리의 삶의 자리인 지금 바로 여기에서 탈핵만이 최선의 안전성 확보이며 최선의 인권정책이며 최선의 경제정책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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