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외면, 지식위주 적폐교육에 국가도 개인도 불행”
“재능 외면, 지식위주 적폐교육에 국가도 개인도 불행”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8.10.17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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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강지원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상임대표-2회

강지원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상임대표(前 검사·변호사)는 5년 전부터 통곡물을 먹기 시작했다.

“전에는 라면과 피자 등을 많이 먹어서 살이 쪘었는데 1년 만에 체중이 13kg 빠지고 기미가 사라졌다. 주변에서 얼굴이 훤해졌다는 인사말을 많이 듣는다. 통곡물을 너무 늦게 안 것이 후회스럽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와 말하기, 활동을 좋아한 그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법조인이 됐지만, 애초부터 적성에 맞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23년의 검사생활을 과감히 접었다. 그리고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서울보호관찰소장 등 청소년 문제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 강지원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상임대표

 

- 통곡물 자연식을 한 이후 몸무게가 많이 줄었다고 들었다.

▲ 통곡물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2014년인데 그때부터 통곡물을 먹기 시작했다. 1년 만에 체중이 13kg 빠졌다. 통쌀로 바꿨을 뿐인데 말이다. 그 후에는 체중이 더 늘지도 줄지도 않고 그대로다. 위에서 말한 ‘체’는 곡물과 매우 밀접하다. 주식을 통곡물로 바꾸는 것과 워킹 호흡운동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먼저 주식을 바꾸는 일이다. 온 국민이 이 두 가지를 잘하면 대한민국 의료비가 절반으로 뚝 떨어질 것이다. 국가적 사회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온다. 여성분들이 나를 보면 피부가 좋다고들 난리다. 전에는 얼굴에 잡티가 있었는데 지금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여성들이 나를 보고 잘생겼다는 말을 안 한다. 원래 못생겼으니까(웃음). 피부가 하얗다는 말보다 얼굴이 훤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 청소년들의 건강도 큰 문제인데.

▲ 통곡물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한창 커가는 청소년들에게도 통곡물을 많이 먹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건강을 망치는 흰쌀을 용납하기 어려웠다. 학교급식도 국가차원에서 시급히 바꿔야 한다. 흰쌀밥을 장기간에 걸쳐 먹으면 언젠가 성인병에 걸릴 수 있다.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는 청소년 건강을 지키는 일을 한다. 저희 홈페이지에 보면 미국 농림부(USDA)의 자료 하나가 올라와있다. 미국학교의 스쿨아침(School Breakfast)과 스쿨런치(School Lunch)에 대한 ‘훌 그레인 가이드라인’(Whole Grain Guide Line, 통곡물 식단안내서)다. 미국 농림부는 학교행정에 관한 권한은 없지만, 학생건강을 위해 통곡물 먹기 운동에 학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1년에 3000개 학교를 선정해 금, 은, 동메달 시상을 한다. 미국은 장관이 나서서 통곡물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대한민국에선 교육부 장관이나 농림부 장관이 나서서 이런 일을 하거나 말하는 걸 본 적이 없다.

 

- 거칠어서 먹기에 불편하지 않나.

▲ 통곡물의 핵심은 저작운동이다. 잘 씹어야 한다. 입으로 씹으면 뇌가 자극을 받는다. 치매예방과 집중력이 강화된다. 씹으면 전신에 혈액순환이 일어난다. 사람이 말할 때 혈액이 머리로 몰리지만, 저작운동을 하면 피가 전신으로 순환된다. 야구선수 박찬호가 시합 중에 껌을 씹는 것을 보았을 거다. 미국 야국선수들도 대부분 껌을 씹는다. 심지어 전쟁 중에도 껌을 씹는다. 회사의 상관 앞에서도 직원들이 껌을 씹으며 회의를 한다. 수업 중에도 학생들이 껌을 씹는다. 그래도 선생님이 뭐라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학생이 선생 앞에서 껌을 씹으면 아마 몽둥이로 맞을 것이다. 껌을 씹으면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뇌가 활성화 된다. 그게 뇌를 자극하고 침착하게 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발전에도 기여한다. 이것을 반대할 이유가 있나.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발상인데 그것을 인정하는 사회가 부러울 뿐이다. 따라서 곡물을 꼭꼭 씹어 먹으면 아이들 체질이 바뀌고 성격도 바뀐다. 뇌의 집중력이 강화돼 공부도 잘된다.

 

- 청소년 교육에도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 앞서 말한 ‘체’도 중요하지만, 21세기 정보통신(IT) 과학시대에서 ‘지’(智)는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다. ‘지’는 지식과 지혜다. 기술을 배우고 학과를 선정하는 것, 머리를 쓰는 것도 모두 ‘지’다. 그러나 지금 청소년들은 좋은 머리를 쓸 곳이 없다. 그동안 수십 년 동안 국가는 경제성장주의와 목표주의에 함몰돼 왔다. 돈과 권력, 사회적 지위, 명예, 인기와 같은 유형적 가치를 위해 돌진해왔다. 뭘 하면 출세할까, 뭘 해야 성공할까, 스카이(SKY), 일류대학교만 추구하고 강조했다. 대학입학이 지상과제이다 보니 선생은 아이들에게 무조건 달달달 외우는 것만 가르쳤다. 적성은 아예 무시되고 죽은 교육만 해왔다. 공부가 적성에 맞는 학생들은 전체의 10~30% 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대학교를 안가면 바보 취급당한다. 대학입학률이 무려 83%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교육은 지혜를 가르치지 않았다. 죽은 지식만 가르쳐 아이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 청소년 일탈이 적성 문제 때문이라고 했는데.

▲ 검찰청 검사시절부터 비행청소년 업무를 맡으면서 청소년 연구에 빠졌다. 청소년들이 왜 저렇게 일탈하는가를 연구하면서 청소년보호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원인을 분석해 착안한 것이 바로 적성 찾기다. 아이들의 적성을 제대로 찾아줘야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타고난 적성 찾기 국민실천운동을 오래전부터 했다. 공부를 잘하고 달달 외우는 것을 잘하는 학생은 그 길을 가라. 요즘에 뜨는 셰프(요리사)가 되고 싶다면 요리를 잘하면 된다. 그런데 뭔 책을 달달 외우고 공부에 매달려야 하나. 요리사는 입맛에 맞게 요리연구를 잘하면 된다. 그렇다고 대학에 가지 말라는 게 아니다. 가고 싶다면 나중에 가라. 나이 30, 40세 돼서 가도 된다. 가서 박사학위도 1개, 2개, 5개씩 따라고 말한다.

 

- 국가취업책임제를 말했다.

▲ 그것이 제가 말한 ‘선 취업, 후 진학’이다. 왜 한창 나이의 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해 적성에 맞지도 않는 쓸데없는 길로 가게 만드는가. 기술이 좋은 아이들은 졸업해서 일찍부터 취업하게 하라. 대통령과 정부기관이 나서서 책임지고 취업을 시켜라. 그리고 성공시켜라. 아이들을 한 줄로 세워 놓고 오로지 대학만 강요하니까 교육이 죽는 거다. 제가 한때 교육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적도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왜냐면 교육부 장관이 대한민국의 교육을 고치지 못하는 한계 때문이다. 장관은 교육계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졸업한 아이들을 받아들이는 곳은 기업이고 사회다. 산자부나 농림부 장관이 나서야 농림에 필요한 자원과 산업에 필요한 자원을 채용할 수 있다. 그래야 산학협동 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

 

-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했었는데.

▲ 대통령에 출마한 이유는 삐뚤어진 정치권을 바로잡기 위해서였다. 이 부분에서 저를 잘못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 당시 출마는 했어도 어떤 정당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당 활동을 하거나 정치행사에 나간 적이 없다. 단지 매니페스토(Manifesto) 선거를 했을 뿐이다. 매니페스토란 정책중심 선거를 말한다. 정책만 가지고 경쟁하는 선거운동이다. 외국 대부분의 보수당과 진보당도 정책선거로 경쟁한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 보수와 진보는 무늬만 보수이고 진보다. 모두 혈연, 학연, 지연에 얽히고설켜있다. 영남당과 호남당 둘로 쪼개져 있다. 수십 년 동안 여야 양당체제다. 특정지역에서 80% 이상 몰표를 받은 당이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국민을 위한 공약이나 정책을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사는 지역인물을 보고 반복해서 뽑을 뿐이다.

 

- 한국정치에서 매니페스토 가능할까.

▲ 2006년부터 매니페스토 입법 활동을 했다. 집집마다 배달되는 선거공보에 선거공약 집어넣기 등 법 제정도 많이 했지만, 전혀 변한 게 없었다. 그때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작심하고 직접 대통령후보로 나서 시범을 보여주려 하였다. 그래서 여러 가지 매니페스토 공약 법안을 내놓았다. 책임 장관제도 만들었다. 지금은 다른 당에서 가져갔지만. 교육공약도 많이 냈다. 국가가 교육을 100% 책임지고, 70%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지 말고 취직을 시킨 다음에 나중에 대학을 가게 해서 국가가 책임지자는 안을 만들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요지부동이었다. 그전까지 변호사 일을 잠깐 하면서 벌어놓은 돈을 다 까먹고 집에서 쫓겨날 뻔했다.(웃음)

 

- 강 대표도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 나는 그동안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을 못했다. 돈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걸 내려놓았다. 너무 하고 싶었고 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야겠다는 뜻이 섰기 때문이다. 생업인 변호사 일마저 2011년에 그만뒀다. 그러면서 방송활동도 했고, 사회운동도 했다. 변호사를 그만두자 사람들은 ‘저 양반, 돈 많이 벌어놓은 게 있나보다’ 하는 눈으로 보았다. 그게 아니다.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과감하게 포기한 것뿐이다. 지금이라도 변호사 일을 하면 당장 돈을 벌 수 있다. 벌어서 좋은 일에 쓰면 좋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가. <3회로 이어집니다.>

 

 

강지원 대표는

서울대 정치학과 
사시 수석합격 / 검사, 변호사
전 서울보호관찰소장
전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푸르매재단 이사장
노르딕워킹 IK 총재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상임대표
타고난적성찾기국민실천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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