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몽환적 풍경,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
해변의 몽환적 풍경,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8.08.15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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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베트남 다낭 편-2회


서둘러 일어났다. 호텔에서 제공되는 아침을 먹고 수영을 할 계획이었다. 3층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왔다. 블로거들에 따르면 이 호텔의 조식은 먹을 만한 편이라고 했다. 특히 쌀국수가 맛있단다. 진열돼있는 음식들을 조금씩 담아 맛을 봤는데 역시 뷔페음식은 그저 그렇다. 쌀국수 말고는 먹을 게 없었다. 쌀국수에 동남아의 대표적 향신료 고수를 듬뿍 넣어 먹었다. 고수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음식인데 나는 좋아하는 편이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호텔 옥상으로 올라갔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화창한 날씨. 미케비치 해변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온다. 눈부신 햇살 속에서 아침 수영을 즐겼다. 선베드에서 일광욕도 했다. 그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오늘의 나들이를 위한 외출 준비.

 

 

첫 번째 코스는 다낭대성당이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핫한 곳이다. 성당 외곽이 핑크색으로 물들어 있다. 사진 촬영의 명소일 뿐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도 많이 찍었던 곳이다. 가는 김에 근처에 있는 시장까지 둘러보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성당에 도착했다. 관광객들이 많았다. 햇살은 눈을 뜨기도 어려울 정도로 따갑게 내리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핑크색 건물들. 동화 속 그림을 연상시켰다. 여심을 저격하는 딸기 우윳빛. 하지만 내 눈길을 더 끈 건 성당 안을 휘젓고 돌아다니는 길 고양이들. 아직 새끼들인데 삐쩍 말랐지만 꽤나 밝은 모습들이다. 마치 성당을 지키는 무사 같았다. 따가운 햇살 때문에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재빠르게 시장으로 이동했다.

 

 

한시장은 성당에서 꽤 가까운 거리에 있다. 시장 앞 금은방에서 달러를 베트남 돈으로 환전했다. 다낭은 금은방, 호텔 등 길거리에 환전하는 곳이 많아 부족할 때 바로 환전할 수 있다.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 동대문시장 같은 분위기. 대부분 상인들은 한국말로 호객행위를 했다. “언니 신발 안 필요해?” “옷 되게 싸!” 한국에 비해 옷, 신발, 가방 등이 무척 저렴했다. 일명 ‘비치 원피스’가 한 벌에 5000원, 흥정을 하면 4000원 정도 선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친구는 신발 한 켤레를 60퍼센트나 깎아서 샀다. 다낭에 오면 꼭 입고 싶었던 아오자이도 샀다. 가게에서 원하는 색의 천을 고르면 몸의 사이즈를 재서 딱 맞게 제작을 해준다. 베트남은 이탈리아 부럽지 않은 재단 실력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런데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옷 두 벌을 3∼4시간 만에 뚝딱 만들어 내다니 신기했다. 한국 돈으로 약 2000원을 내면 호텔로 배달까지 해준단다. 싼 가격에 아주 예쁜 아오자이를 맞췄다.

동남아 느낌이 물씬 나는 샌들, 원피스, 가방 등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다시 비가 내릴 것처럼 하늘이 어둡다. 쇼핑한 원피스를 입고 미케비치 해변 구경에 나섰다.

 

 

호텔 바로 앞에 펼쳐져있는 미케비치. 낮에는 햇볕이 너무 뜨겁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해가 뉘엿뉘엿 질 때부터 해수욕을 즐긴다. 모래사장에선 축구를 하고, 햇볕에 달궈진 따뜻한 바닷물에선 아이들이 헤엄을 친다. 세계 6대 해변이라지만 바닷물은 투명하지 않다. 마치 우리나라 서해안 같았다. 사진을 찍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카페에 들어갔다. 과일주스를 마시며 파라솔 아래에서 쉬고 있는데 비가 그쳤다.

이제 저녁을 먹을 시간. 이곳 다낭을 다녀갔던 친구가 추천해준 맛집에 가기로 했다. 우리나라 TV프로그램에도 나왔던 로컬 푸드가 가득한 곳이다. 분짜, 반세오, 짜조, 스프링롤 등을 시켰다. 다낭에 오기 전 다이어트를 하느라 입맛이 많이 떨어졌는데 폭식을 할 수 있었다. 일명 ‘찍어먹는 쌀국수’ 분짜의 맛은 특히 잊을 수 없다. 한국에도 분짜를 파는 곳이 있다니 찾아가볼 예정이다.

네 가지 음식에 생과일주스까지 시켰지만 가격은 2만원도 되지 않았다. 다낭은 주머니 가벼운 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음식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식사를 마치고 걸었다. 근처에 있는 호텔 스카이라운지에 가기로 했다. 스카이라운지가 클럽처럼 잘 꾸며져 있다고 했다. 36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세 개나 옮겨 타며 올라갔다. 입구서부터 들리는 신나는 음악 소리. 마치 드라마에나 나오는 파티장을 연상케 했다. 주문을 위해 메뉴판을 펼치는 순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불과 몇 달 전에 올린 블로그의 글만 봐도 칵테일 한 잔 가격이 1만원도 안됐는데 유명세 때문인지 그사이 1만 5000원으로 올라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비싼 돈 들여 호사를 누릴 순 없다. 아쉽지만 빠르게 자리를 떴다.

미케비치 해변으로 돌아간다. 블로그를 뒤져보니 낮에 카페였던 곳들이 저녁엔 야외 펍으로 바뀐단다. 해변가 카페들엔 테이블이 깔려있고 버스킹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다. 칵테일도 고작 2000~3000원 정도였다. 버스킹 역시 훌륭했다. 사람들은 노래를 흥얼거리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나름대로의 여유를 즐겼다. 한 여름 밤의 꿈같은 몽환적 풍경. 한 잔의 칵테일과 함께 다낭에서의 둘째 날 밤을 보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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