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좋은 것은
동쪽에서 온다.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동쪽에서 동이 터온다.
나는 언제나
동쪽을 바라본다.
소원에서 태어나
소원으로 돌아간다.
아침에 일어나
동쪽을 바라보고
잠자리에 들어
동쪽을 바라본다.
히말라야에 올라
동쪽을 바라보며
다시 집으로 돌아와
동쪽을 바라본다.
이렇게 동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나는 언젠가
하늘로 돌아가겠지.
거기에서도
기도를 올리겠지.
거기에서 기다리던 님을
만나게 되겠지.
내가 남길 한줌의 자리가 있다면
거기에 이렇게 글을 적어다오.
동쪽을 바라보다 기도를 올리며
동쪽을 바라보며 삶을 마치다.
역사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른다.
동쪽에서 시작되어
서쪽에서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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