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나를 빚으소서!
당신의 생수를 담아
갈한 영혼에게 나누는
항아리가 되겠습니다.

박타풀 더히를 담아
한번 먹고 버리는 질그릇이라도
당신이 쓰신다면
기꺼이 드리겠습니다.

당신의 발에 밟혀
부드러운 진흙이 된다면
그것이 나의 기쁨이오니
나를 만드소서!

천도의 불에 수없이 구워져
천년의 빛을 내는 자기가 되어
당신의 보화를 담을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원래 흙에서 왔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한 덩이 먼지일 것인데
당신이 이렇게 만드셨습니다.

당신의 숨결을 주시어
날마다 하늘의 노래를 부르게 하시니
더 이상 나에겐
여한이 없습니다.

당신의 빛은
나의 기도이며
내 안에 비어있는 허공은
당신을 향한 나의 공간입니다.

내 안에 들어오소서!
나를 비추소서!
그리하여 언제까지
당신의 노래가 되게 하소서! 


 

키워드
#N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