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한국의 GMO 재앙과 언론의 역할 / 오로지 오가닉컬처센터 전임교수

 

한국은 GMO와 관련 3가지 특별한 게 있다. 첫째는 식품 GMO 수입이 세계 1위라는 점이다. 1인당 GMO 식품 섭취량은 1년 45kg에 달한다.

둘째는 한국이 GMO를 도입하기 시작한 90년도 중반부터 34가지 질병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한국의 질병율이 압도적으로 세계 1위라는 점이다. 자폐증 발병률 세계 1위,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 자살률 10년 넘게 세계 1위, 비타민 D 결핍증 세계 1위, 유방암 증가율 세계 1위, 치매 증가율 세계 1위, 당뇨병 사망율 OECD 국가 중 1위, 1인당 의사 방문 횟수가 14.6회로 OECD 국가 중 1위, 연평균 공공의료비 증가율 11%로 OECD 국가 중 1위 등등이다.

셋째, GMO로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GMO에 대해 너무나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15년 3월 20일 세계보건기구(WHO)의 11개국 17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세계암연구소(IARC) 연구팀은 ‘글리포세이트(glyphosate)’가 2A 등급의 발암물질이라고 발표했다. 글리포세이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초제이고 GMO식품에 대량 함유되어있다. 그런데 이 발암물질을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섭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거의 아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게 중대한 정보를 모르는 주된 이유는 주요언론들이 거의 모든 한국 사람들이 2A 발암물질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거의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요언론들이 입을 닫고 있는 반면 이런 정보를 열성적으로 알리는 언론은 일부 작은 언론들뿐이다. 왜 주요언론들은 이 사실을 다루지 않는 걸까?

유럽인들은 글리포세이트의 심각한 위험성에 대해 특히 잘 알고 있다. 최근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유럽인의 3분의 2가 글리포세이트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왜 한국의 주류언론들은 GMO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알리는 걸 게을리 할까? 그 점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예는 KBS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몬산토’가 세척된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 보도

한국이 수입하는 대부분의 GMO 작물은 ‘몬산토’라는 다국적기업의 제품이다. 몬산토는 ‘세계에서 가장 악랄한 기업’,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 ‘공공의 적 1호’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보기 드믄 악독한 기업이다. 몬산토의 역사를 보게 되면 얼마나 부도덕적이고 사회적 책임감이 없는지 알 수 있다. DDT와 고엽제가 사람 건강과 환경의 파괴를 증명했지만 법적 제제가 있을 때까지 안전하다고 우겨댄 것만 봐도 그렇다.

요 몇 년 사이 GMO로 인한 심각한 피해와 몬산토의 행위가 알려지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5월의 3번째 토요일은 세계적으로 ‘몬산토 반대’ 시위의 날이다. 2013년 5월 25일 처음 시작된 이 행사는 전 세계 52개국 400군데 이상의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되고 수백만이 참가한다. 한국에서도 몬산토 코리아 본사가 있는 광화문 근처에서 시위를 했다. 참 이상한 것은 세계적으로 이런 전례 없는 대대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정작 언론들은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2016년 KBS ‘시사기획 창’ 팀이 이 행사를 취재했다. 하지만 실제로 보도된 내용을 보고 경악을 할 수밖에 없었다. 3분 정도 보도된 내용이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몬산토’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몬산토를 비판하는 글이 담긴 현수막들과 플래카드들 역시 한 프레임도 나오지 않았다. 철저하게 ‘몬산토’라는 단어를 세척한 것이다. 마치 그 행진이 몬산토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이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몬산토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KBS의 GMO에 대한 태도 변화

GMO를 다루는데 있어 몬산토의 영향력이 항상 KBS에 미치는 것만은 아니었다. 2007년 KBS는 유전자조작 식품(GMO)에 대한 43분 길이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한 적이 있었다. KBS는 인도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GMO의 위험성에 대해 아주 잘 설명했다. 그리고 “이것이 재앙의 시작인가?”라는 질문으로 끝을 맺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7년 뒤 GMO재앙이 실질적으로 크게 악화되어 온갖 질병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2014년 7월 31일과 8월 7일에 방영된 KBS의 ‘유기농의 진실’이라는 보도는 KBS의 GMO에 대한 큰 태도 변화를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에서 KBS는 유기농을 폄훼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KBS의 유기농에 대한 기사의 면모를 이해하려면 우선 뉴욕타임스가 2012년 9월 3일 스탠포드대학 과학자들이 유기농 식품이 영양 면에서나 건강 면에서 보통 식품보다 더 나은 게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보도한 것과의 연관성을 이해해야 한다. 스탠포드대학 과학자들의 연구는 유기농 식품과 보통작물을 직접 실험을 통해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240개의 논문들을 종합해서 메타분석이라는 통계학을 써서 얻어진 결론이다. 그 연구팀의 잉그램 올킨(Ingram Olkin)은 통계학의 권위자로서 1970년대부터 담배가 건강에 위험하다는 연구결과를 무효화시키는데 앞장섰던 사람이다. 그가 담배회사로부터 보조비를 받았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메타 분석을 쉽게 할 수 있는 조작은 연구발표 논문들 중 유리한 것들만 골라서 연구 분석에 포함시키는 문제이다. 그래서 3가지의 거짓이 있다고 얘기한다. 거짓이 있고, 빌어먹을 거짓이 있고, 통계학적 거짓이 있다. 통계학을 써서 하는 거짓이 가장 악독한 거짓이라는 뜻이다.

그 연구논문의 뒤에는 몬산토가 있다는 여러 기사들이 등장했다. 2016년 7월 허핑턴포스트의 기사는 몬산토의 유기농 죽이기에 대해 상세한 정황을 보여준다. 허핑턴포스트는 “몬산토가 유기농 식품 비판 연구와 기사를 학계와 언론에 사주했다”고 했다. 그리고 몬산토의 GMO가 세계를 장악하려면 유기농을 죽여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KBS의 유기농 죽이기 보도와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 보도는 진실이 가려진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시청료를 받아 운영되는 KBS가 국민의 입장이 아니라 악독한 외국기업의 이득에 우선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KBS는 ‘시사기획 창’ 보도에서 이러한 결론을 내린다.

“막연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겠죠. 그렇지만 알고 먹을 권리도 존중돼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은 거기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기가 막히는 결론이다.

GMO의 특징은 몸에 서서히 해로운 작용을 하여 심한 질병이 일어나더라도 GMO가 원인이라는 것을 쉽게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GMO는 최악의 독이면서 최고의 살인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세월호 같은 참사가 일어나고 있고 밥상위의 옥시 사태가 모든 국민의 집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을 해치는 GMO에 대한 염려를 “막연한 공포”라고 얘기하는 것은 언론의 사명을 져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몬산토의 매수 행위

2005년 몬산토는 인도네시아에서 공무원을 매수한 것이 발각되어 150만 불의 벌금을 물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시아타임즈(Asia Times)에 의하면 1997년에서 2002년 사이 최소한 140명의 전․현직 공무원에게 70만 불을 불법으로 건네주었고, 환경규정을 폐지시키기 위해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몬산토는 미국정부 SEC에도 3만 불의 벌금을 내야 했다.

1998년에는 6명의 캐나다 과학자들이 상원에 몬산토가 자기들을 매수하려했다고 증언했다. 몬산토 회사 제품을 더 이상 실험 검증 없이 통과시키면 100만∼200만 불을 주겠다고 제시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듯 인도네시아와 캐나다에서 노출된 몬산토의 뇌물 사건은 그 회사가 하는 매수 행위의 아주 작은 부분임에 틀림없다. ‘GMO 천국’이 되어버린 한국에서 몬산토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만하다. <오로지 오가닉컬처센터 전임교수는 ‘한국의 GMO재앙을 보고 통곡하다’ 저자이다. GMO와 관련 좀 더 자세한 사실을 알고 싶거나 강연을 듣고 싶으면 02-3452-8853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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